뮤지컬 '시카고' 원작, 실화 모티브 살펴보기
뮤지컬 <시카고>는 현재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가장 오래 공연 중인 뮤지컬입니다. 뮤지컬 <시카고>가 사실은 실화를 모티브로 한 작품이라는 것을 아시나요? 오늘은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뮤지컬 <시카고>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모린 달라스 왓킨스(Maurine Dallas Watkins)의 희곡 『A Brave Little Woman』
뮤지컬 <시카고>는 미국의 극작가이자 각본가인 모린 달라스 왓킨스(1896?-1969)가 1926년에 발표한 희곡 『A Brave Little Woman』을 바탕으로 뮤지컬로 각색된 작품입니다.
모린 달라스 왓킨스는 경력 초기 잠시 시카고 트리뷴의 기자로 일하였는데, 기자로 일하는 동안 미모의 가정주부 '뷸라 메이 아난'과 카바레 가수인 '벨바 게트너'의 살인 사건 재판을 취재하게 되었고 이 사건들을 배경으로 아름다운 여성 범죄자를 주인공으로 한 희곡 『A Brave Little Woman』을 발표하였습니다.
희곡 작품 『A Brave Little Woman』는 <시카고>라는 이름의 연극으로 공연되어 흥행하게 됩니다.
캐릭터 '록시 하트'의 모티브, 뷸라 아난(Beulah Annan)
뷸라 아난(1899-1928)은 켄터키에 사는 동안 그녀의 첫 남편인 페리 스티븐스(Perry Stephens)와 결혼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곧 이혼했고 뷸라는 정비공인 알버트 아난(Albert Annan)을 만나 두 번째 결혼을 합니다. 지루한 결혼 생활에 뷸라 아난은 내연남 칼스텟(Kalstedt)을 만나 뷸륜을 시작했습니다. 1924년 4월 3일 뷸란과 칼스텟은 다툼을 벌입니다. 다툼 끝에 뷸라는 내연남 칼스텟을 총으로 쏴 죽이게 됩니다. 그녀는 남편 알버트에게 전화하여 칼스텟을 죽인 사실을 말합니다.
뷸라 아난의 진술은 시간이 지날수록 여러 번 바뀝니다. 처음 그녀는 살인을 자백했지만 나중에는 강간당할 것이 두려워 자기방어를 위해 칼스텟을 총으로 쐈다고 주장합니다. 이후에는 칼스텟이 뷸라를 떠나겠다고 위협했고 그녀는 분노로 그를 총으로 쏴 그의 위협에 대응했다고 하기도 합니다. 그녀는 마지막 재판에서 칼스텟에게 자신의 임신 사실을 알리고 다투다가 그들 둘 다 총에 손을 뻗었다고 말합니다.
남편 알버트 아난은 체포된 뷸라 아난에게 최고의 변호사를 구해주며 재판 내내 그녀의 곁을 지켰지만, 뷸라의 재판이 무죄 판결로 끝난 다음날인 1924년 5월 25일, 그녀는 남편을 떠났다는 발표를 합니다. 1926년에는 알버트가 자신을 버리고 이혼했다는 주장을 했습니다.
1927년 알버트와 이혼이 확정된 뷸라는 권투선수인 에드워드 할리브(Edward Harlib)와 결혼하지만 불과 3개월 만에 에드워드가 그녀에게 잔인하게 대했다고 주장하며 이혼을 신청합니다.
1928년 뷸라는 4번째 남자 에이블 마커스(Able Marcus)와 약혼하지만 병에 걸립니다. 1928년 그녀는 살인 혐의로 무죄 판결을 받은 지 4년 만에 시카고의 한 병원에서 결핵으로 사망합니다. 그녀의 나이는 28세였습니다.
캐릭터 '벨마 켈리'의 모티브, 벨바 게트너(Belva Gaertner)
벨바 게트너(1884-1965)는 시카고에서 카바레 가수로 일했습니다. 그녀의 첫 결혼은 오버벡(Overbeck)과 결혼이었습니다. 1917년 벨바는 그녀보다 나이가 훨씬 많은 부유한 기업가인 윌리엄 게트너( William Gaertner)와 두번째 결혼을 하지만 이혼하고, 결혼하여 아이가 있는 자동차 판매원, 월터 로(Walter Law)와 불륜을 시작합니다.
1924년 벨바는 유부남인 그녀의 애인을 총으로 쏴 죽인 혐의로 체포되었습니다. 그녀의 애인인 월터는 벨바의 차 앞 좌석에서 술병과 총을 옆에 두고 널브러진 채로 발견되었습니다. 벨바는 그녀의 아파트 바닥에서 피에 젖은 옷을 입은 채 발견되었는데, 당시 술에 취해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합니다.
월터의 동료 중 한 명은 월터가 벨바를 떠나려고 할 때 벨바가 칼로 그를 위협했으며, 월터는 그녀가 언젠가 자신을 죽일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고 증언했습니다.
벨바는 사건에 대해 "어느 여자도 남자를 죽일 만큼 사랑할 수 없어요. 그들은 그럴 가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남자는 항상 차고 넘치기 때문입니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기기도 합니다.
벨바의 변호 측은 벨바가 심신미약인 상태와 더불어 월터가 총으로 자살했을 수도 있다고 변호하며 무죄 판결을 받습니다.
벨바는 무죄 판결 이후, 재판 당시 변호 비용을 지불해 준 그녀의 전남편 윌리엄 게트너와 다시 재혼했지만, 윌리엄은 벨바가 자신을 학대한다고 주장하며 이혼 소송을 제기합니다. 윌리엄은 또한 벨바가 다른 남자와 바람을 피우는 것을 발견한 후 그녀가 자신을 죽이겠다고 위협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헤어지지 않고 1930년까지 유럽에서 거주하다가 1948년 윌리엄이 일리노이주에서 사망한 후, 벨바는 캘리포니아로 이사하여 그녀의 여동생과 함께 말년을 보냅니다. 1965년 5월 벨바는 약 80세의 나이로 자연사했습니다.
뮤지컬 <시카고>의 탄생
뮤지컬 <시카고>는 미국의 안무가이자 연출가인 밥 포시(Bob Fosse)의 아내 그웬 버든(Gwen Verdon)이 포시에게 왓킨스의 동명 희곡을 추천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1960년대 그웬 버든이 우연한 기회로 왓킨스의 극본을 접하게 되고 남편 포시에게 뮤지컬로 제작해 보라고 추천하게 됩니다.
밥 포시(Bob Fosse)의 연출 아래 <시카고>는 뮤지컬로 탄생되어 큰 성공을 거두고 70년대 브로드웨이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자리를 잡게 됩니다.
월터 바비와 앤 레인킹의 뮤지컬 <시카고>의 리바이벌 버전
밥 포시가 1987년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난 후 잊혀져가던 뮤지컬 <시카고>는 1996년 밥 포시를 기리고자 연출가 '월터 바비'와 안무가 '앤 레인킹'에 의해 리바이벌 공연으로 새롭게 선보이게 됩니다.
'포시 스타일'을 유지하되 수백만 달러의 예산으로 조명과 무대를 재정비해 무대에 오른 뮤지컬 <시카고>는 큰 호평을 받고 그해 토니상 6개 부문을 수상하며 히트를 칩니다.
영화로도 제작된 <시카고>
아름다운 여성 범죄자들의 이야기, <시카고>는 영화로도 제작되어 성공하였습니다. 1927년 제작된 <시카고>와 1942년 여주인공의 이름을 딴 영화 <록시 하트>입니다. 두 영화 모두 성공적으로 흥행하였습니다.
우리에게 친숙한 2002년에 개봉된 롭 마샬 감독의 뮤지컬 영화 <시카고>입니다. 뮤지컬 영화 <시카고>는 뮤지컬의 독특한 분위기를 잘 살린 연출로 호평을 받으며 2003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13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어 작품상, 감독상 등 총 6관왕을 차지했습니다.
오랜 기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아온 뮤지컬 <시카고>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서울 이태원에 있는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6년 만에 다시 돌아온 뮤지컬 <시카고> 오리지널 내한 공연이 2023년 5월 27일부터 8월 6일까지 공연되고 있습니다. 환상적이고 관능적인 뮤지컬 <시카고>를 직접 무대에서 관람해 보세요!
[참고 자료 출처]
wikipedia | Maurine Dallas Watkins, Beulah Annan, Belva Gaertner, Chica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