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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신부 이야기, 뮤지컬 '알로하, 나의 엄마들' 원작, 관련 작품 살펴보기

Ticket Bell 2023. 7. 7. 18:00

뮤지컬 <알로하, 나의 엄마들>는 서울시뮤지컬단이 이금이 작가의 동명소설을 가지고 뮤지컬화한 창작뮤지컬로 2022년 처음 무대에 선보였습니다. 2023년에는 대극장으로 무대를 옮겨 더 커진 감동으로 관객들을 만날 예정입니다. 

어린이청소년 문학 작가 '이금이'

이금이(1962~) 이미지 출처: wikipedia

이금이 작가는 1962년 충북 청원군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랐습니다. 유년시절 고향의 할머니로부터 이야기의 매력에 빠져들었고, 아버지가 사주신 세계 문학 전집을 읽으며 작가가 되기를 꿈꿨습니다.

"내가 어린이문학을 선택한 게 아니라 어린이 문학이 나를 선택했다."라고 말할 만큼 아이들의 이야기를 쓸 때 가장 행복하다는 작가 이금이는 1984년 단편동화 「영구랑 흑구랑」으로 새벗 문학상에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2004년 『유진과 유진』을 발표한 이후에는 주로 청소년 소설을 창작하고 있으며, 2020년과 2024년에는 작가의 업적 전반을 평가해 수여하는 세계 최고 권위의 어린이청소년문학상인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상의 한국 후보로 선정되었습니다.

이금이의 『알로화, 나의 엄마들』

이미지 출처: 출판사 창비 홈페이지

소설 『알로하, 나의 엄마들』은 한 장의 사진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금이 작가는 한인 미주 이민 100년사를 다룬 책을 보던 중 앳돼 보이는 얼굴에 흰 무명 치마저고리를 입은 세 명의 여성을 찍은 사진을 마주하고, 이들을 소설의 주인공 버들, 홍주, 송화로 재탄생시켰습니다.

『알로하, 나의 엄마들』은 백여 년 전 일제 강점기 시대의 하와이라는 신선하고 새로운 공간을 배경으로, 이민 1세대 재외 동포와 혼인을 올리고 생활을 꾸려 가는 여성들의 특별한 이야기입니다.

사진결혼이란 일제 강점기 시대 조선 여성이 하와이 재외 동포와 사진만 교환하고 혼인했던 풍습으로 사진결혼을 택한 10~20대의 여성들을 사진 신부라고 합니다.

『알로하, 나의 엄마들』은 더 나은 삶을 꿈꾸며 사진 한 장에 평생의 운명을 걸고 하와이로 떠난 사진 신부들, 열여덟 살 주인공 버들과 여성들의 삶을 그린 이야기입니다.

 

『알로하, 나의 엄마들』 줄거리

일제 강점기 경상도 김해의 작은 마을에서 살고 있는 열여덟 살 버들은 아버지는 일제에 대항해 의병 생활을 하다가 목숨을 잃고, 어머니 혼자 버들과 남동생들을 키워 냈습니다.

양반의 신분임에도 버들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남자 형제들과 달리 학교에 가지도 공부를 하지도 못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중매쟁이가 사진결혼을 권하고 버들이는 사진 한 장에 평생의 운명을 걸고 하와이로 떠납니다.

버들은 사진 속 모습과 똑같은 스물여섯 살 태완을 만나지만, 첫사랑의 존재를 가슴에 품고 있던 태완은 버들에게 쉽사리 마음을 열지 못하고, 고향에서 먼 길까지 함께 온 친구 홍주도 다른 지역으로 떠나갔습니다.

버들은 사탕수수밭 농장에서 백인 관리자에게 혹독하게 차별당하고, 같은 이민 노동자이지만 식민지 조선인이라는 이유로 일본인들에게도 핍박받습니다. 하와이에서 일한 돈을 고향에 보내주고 공부도 하고 싶었던 버들의 앞에 험난하고 고된 이민 생활이 펼쳐집니다.

사진결혼으로 이주한 하와이 한인여성들

1919년 일본의 사진신부들, 이미지 출처:&nbsp;wikipedia

1900년대 하와이 사탕수수농장 노동자로 이주한 조선 남자들은 고국에서 짝을 찾기 위해 사진을 보내고 신부를 하와이로 불러들이는 방식의 '사진결혼'이 성행했습니다. 1908년 일본과 미국사이에 체결된 신사협정으로 일본인에 대한 비자 발급이 금지되었으나 가족의 입국은 허용하였습니다. 따라서 당시 하와이에 있던 일본인들은 사진교환을 통해 일본의 사진신부들과 결혼하였는데 한인들도 이 같은 방식을 모방하여 고국에서 사진을 통해 신부들을 데리고 왔습니다. 

 

'사진신부'들은 사진 한 장을 들고 조금 더 나은 삶을 꿈꾸며 하와이로 건너왔지만 그곳에서의 삶은 상상과 매우 달랐습니다. 사진으로는 20대, 30대로 알려진 남편이 실제 적게는 10살, 많게는 20살 이상 많은 남성들이었으며 이들 남성은 나이가 들어 이민자들 대부분이 일하던 사탕수수농장에서 일을 할 수 없는 상태였습니다. 이 때문에 사진신부들은 사탕수수 밭에서 고된 노역을 견디며 강인한 정신력으로 자녀들을 키우며 가정을 이끌어갔습니다.

1910년과 1920년 하와이의 한인 남녀 인구 비율, 이미지 출처: wikipedia

사진신부들의 생활은 어려웠지만 그들이 하와이에 온 것은 한인 사회의 중요한 이정표가 되었습니다. 이들은 하와이의 한인 남녀의 성비율을 정상화시켰는데 1930년경에는 2세들의 등장으로 24세 이하의 성비율은 거의 비슷해졌습니다. 

 

1910년에서 1924년까지 사진결혼을 통해 하와이 등 미국으로 결혼 이주한 한인여성은 1천 명 정도였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사진신부와 관련된 문학작품, 영화, 다큐멘터리

우치다 요시코, 『 사진신부 』 / 영화 <사진신부>, 1995 이미지 출처: amazon, wikipedia

일본계 미국작가 우치다 요시코가 1987년에 발표한 소설 사진신부입니다. 1900년대 초 미국으로 건너간 일본인 사진신부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카요 하타가 감독을 맡고 미국에서 제작된 영화 <사진신부>는 1995년 선댄스 영화제에서 초연되었으며 해당 영화제에서 서사 드라마 장편영화로 관객상을 수상하였습니다. 

다큐멘터리 <사진신부> 스틸컷, 이미지 출처: 네이버 영화

하와이 한인 이민자들을 다룬 다큐멘터리 <사진신부 (THE STORY OF DREAMS: PICTURE BRIDES)>입니다. 제56회 휴스턴 국제 영화제에서 다큐멘터리 부문 은상을 수상하였으며 2022년에는 42회 하와이 국제영화제 초청작으로도 선정되어 오프라인 특별관에서 상영되기도 했습니다. 


모진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꺼지지 않은 불꽃같은 의지로 삶을 살아내던 '사진신부'들. 그들의 삶을 문학소설과 뮤지컬 작품으로 들여다보세요!


[ 자료 출처]

wikipedia | 이금이, 사진신부

출판사 창비 | 『알로하, 나의 엄마들』 책 소개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