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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뮤지컬로 제작된 안토니오 부에로 바예호의 '타오르는 어둠 속에서'

Ticket Bell 2023. 7. 31. 12:11

오늘은 스페인 희곡의 거장 '안토니오 부에로 바예호'의 『타오르는 어둠 속에서』을 바탕으로 제작한 뮤지컬 <타오르는 어둠 속에서>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안토니오 부에로 바예호(Antonio Buero Vallejo)

안토니오 부에로 바예호(1916-2000) 이미지 출처:&nbsp;wikipedia

스페인 극작가인 안토니오 부에로 바예호는 스페인에서 가장 높은 문학 상인 미겔 데 세르반테스 상에서부터 국립문학상, 마리아 롤란드상 등 수많은 상을 수상한 스페인 희곡의 거장입니다.

부에로는 어려서부터 책을 읽고 글 쓰는 것을 좋아했으며 그림에도 소질을 보였습니다. 화가가 되고 싶었던 그는 1934년부터 1936년까지 마드리드의 베야스 아르테스 학교에 진학하여 예술과 회화를 공부했지만, 내전이 터지면서 스페인 공산당에 입당하였고 공화군에서 복무했습니다.

전쟁이 끝나고 정권을 잡은 반란군에 의해 공산당을 위해 싸웠다는 혐의로 부에로는 사형 선고를 받지만 8개월이 지난 후 사형은 면하게 됩니다. 6년 동안 감옥에 투옥되어 감옥생활을 하면서도 그는 동료들의 초상화를 그리는 등 미술 활동을 계속했습니다.

석방된 후 부에로는 붓 대신 펜을 들어 스스로 경험했거나 바라보고 성찰했던 인간의 고통과 불행, 희망의 주제들을 캔버스가 아닌 원고지에 펼쳐나갔습니다. 1949년 내전 이후 스페인의 모습을 그려낸 『어떤 계단의 역사(Story of a Stairway )』으로 로페 데 베가상을 수상하여 스페인 최고의 작가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하였습니다.

다른 작가들은 프랑코 정권의 검열을 피하기 위해 스페인을 떠났지만, 부에로는 스페인에 머물며 정부를 비판하기 위해 상징주의를 사용했습니다. 1971년 그는 왕립 스페인 아카데미 회원으로 선출되었으며 1994년에는 미술부문 금상과 스페인 작가 협회의 금상을 수상 받았습니다. 2000년 4월 29일 부에로는 83세의 나이에 뇌졸중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부에로의 작품의 공통적인 주제는 프랑코 시대와 이후 스페인의 문제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그의 비극에는 항상 미래에 대한 희망이 있으며 그는 작품에서 감각의 상징성을 자주 사용합니다. 예를 들어 앞을 볼 수 없는 주인공이 등장하는 『타오르는 어둠 속에서』 를 통해 스페인의 어두운 상황을 상징적으로 사용하였습니다.

안토니오 부에로 바예호의 첫 번째 희곡 『타오르는 어둠 속에서 (En la ardiente oscuridad)』

First Edition, 1950년 이미지 출처:&nbsp;amazon

부에로가 처음 쓴 희극인 『타오르는 어둠 속에서』는 1950년 12월 1일 마드리드의 Teatro María Guerrero 극장에서 초연되었습니다. 작품은 시각장애인 청소년들을 위한 교육센터를 배경으로 주인공 '이그나시오'는 항상 자신의 실명을 받아들이기 거부하고 길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합니다.

원초적 한계를 가진 인간이 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끊임없이 투쟁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이 작품은 부에로는 "미래로 가득 찬" 작품이라고 묘사했습니다.

영화로도 제작된 <타오르는 어둠 속에서>

영화 <타오르는 어둠속에서> 포스터 이미지 출처:&nbsp;imdb

부에로의 희곡  『타오르는 어둠 속에서』는 1958년 동명의 제목으로 아르헨티나에서 다니엘 티나이레가 감독을 맡아 흑백영화로 제작되었습니다.

전 세계 최초 뮤지컬로 제작된 <타오르는 어둠 속에서>

이미지 출처: 인터파크

뮤지컬 <타오르는 어둠 속에서>는 성종완의 각색과 연출, 김은영의 작곡과 음악감독으로 세계 최초 뮤지컬로 재탄생시켰습니다. 

 

뮤지컬 <타오르는 어둠 속에서> 줄거리

장애를 잊고 자유롭고 평화롭게 살아가는 '돈 파블로 맹인학교'의 학생들. 그들 중 리더인 까를로스와 후아나는 모두의 부러움을 사는 우등생 커플입니다. 개학 첫날, 그들만의 완전한 세상에 염세적이고 비관적인 태도의 이그나시오가 입학합니다.

이후 이그나시오의 존재로 인해 학생들은 조금씩 자신들의 장애를 인식하고 자신감을 잃어갑니다. 까를로스와 후아나는 이를 바로잡기 위해 나서지만 학교는 점점 더 혼란에 빠지게 됩니다.


세계 최초 뮤지컬로 재탄생한 안토니오 부에로 바예호의 <타오르는 어둠 속에서>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체제의 순응자와 저항자의 관계를 맹인학교로 풀어낸 부에로의 <타오르는 어둠 속에서>를 무대에서 만나보세요!